[부싯돌] 마음 건강 지키는 새해 됐으면

[부싯돌] 마음 건강 지키는 새해 됐으면: 2021.01.08 11:27 입력

정현권 전문위원 kpaa@kpaa.or.kr

<table align="left" class="__se_tbl_ext" _id="news_image"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border-image: none; margin-right: 12px; margin-bottom: 15px;"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0"><tbody><tr><td><div style="margin: 8px;"><img alt="[부싯돌] 마음 건강 지키는 새해 됐으면" width="250" align="absmiddle" src="http://www.kpaanews.or.kr/PEG/16100727701487.jpg"></div></td></tr></tbody></table> 언론사 신년 호에는 보통 그 해 띠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새해 소망을 싣는다.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새해 소망과 꿈, 그리고 다짐을 인터뷰나 기고 형식으로 올린다. 요즘엔 SNS로 신년 소망과 덕담을 많이 주고받는다. 새해 언론과 SNS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소망 키워드는 `코로나+건강’ 이었다고 한다.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필자도 휴대전화 단체방에서 이런 덕담을 숱하게 나눴다. 다양한 지역에서 상이한 문화로 살아가는 지구인의 소망이 이렇게 하나로 모인 적이 있던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력은 그만큼 컸다. 새해는 나에게도 예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언론인으로 별다른 굴곡 없이 보통 삶을 이어온 나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켜가지 못했다. 종류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사람의 일상이 완전히 헝클어졌다. 글 쓰는 직업인지라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낼 것으로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사람 만나는 일이 줄면서 글 소재가 적어지고 생각의 깊이도 옅어졌다. 다양한 관점을 모아 균형적인 시각을 정립해 글로 옮기는 작업이 여의치 않게 된 건 당연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어느 순간 뇌리에 불안감이 똬리를 트는 것을 느꼈다.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없던 걱정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것. 사람과의 단절에서 오는 고립감과 무력함이 근저에 있었다. 가장 먼저 건강 걱정이란 괴물이 찾아오고 장래 경제적 불안감이 엄습하더니 나의 노후와 자식들의 앞날 걱정이 꼬리를 물었다. 급기야 분열된 우리 사회가 돌이킬 수 없는 카오스 상태로 치달아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의 임계점까지 치달았다. 이 와중에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사람들에게 전화하는 횟수가 예전보다 늘었다. 가족∙친척, 옛 직장 동료, 고향 친구, 동창, 사회에서 만난 지인들이다. 간혹 용건이 있어 전화를 하던 예전과는 달리 그냥 안부를 묻는 식이다. 약간 서먹했던 사이라도 맘을 먹고 전화를 해본다. 살아가는 모습을 물어보고 내 일상도 전한다. 신기하다. 전화를 끝내고 나면 맘이 한결 가벼워진다. 용기를 내어 오해로 틀어진 예전의 직장 동료에게도 망설이다가 안부전화를 한 적도 있다. 의외로 편하고 담담하게 응답하는 상대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거절 당할까 두려워 먼저 연락하지 못하는 맘이 이런 건가. 순간 울컥하다. 한 구석 오랜 마음의 짐을 내려놓자 평온함에 젖는다. 다른 사람의 사연에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나의 불안과 상처를 씻으려 했지만 정작 나는 나 자신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올핸 내가 그토록 붙잡고 있는 내면의 불안감을 하나씩 내려놓으려 한다. 코로나 백신이 본격 접종되면 정부의 방역정책이 전환기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심리방역은 정부가 아닌 온전히 개인 몫이다. 영장류의 심리방역은 연대와 소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글을 읽은 적 있다. 원숭이를 무리에서 얼마간 인위적으로 격리시켰더니 심각한 자폐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새해 우리가 고칠 것은 습관이 아니라 인생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1년을 얻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혼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될 수 있다. 변리사 업계에도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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