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재판례] 미상표법 저속한 상표등록 금지 조항 “위헌”

[해외지재판례] 미상표법 저속한 상표등록 금지 조항 “위헌”: (미국연방대법원) 이안쿠 대 브루네티 사건(2019. 6. 24.); 2019.12.09 16:35 입력

대한변리사회 kpaa@kpaa.or.kr

지난 7월 USPTO 심사기준 변경…중단된 심사 재개, 거절 상표도 재출원 가능 김 양 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전문위원) "연방항소법원은 “‘FUCT’ 상표는 랜햄법 제2조에서 등록을 금지한 ‘저속한(scandalous)’단어에 해당되는 ‘Fucked’와 발음이 유사하다”며 등록을 거절한 미특허청을 지지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USPTO가 다수 국민들에게 불쾌함을 초래하는 표장을 등록 거절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이처럼 “불쾌감을 주는 사상(ideas that offend)”을 탐탁지 않아 전통적인 도덕 기준에 우호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차별적이므로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하였다." *원 판결명: Iancu v. Brunetti Case No. 18-302(6. 24, 2019)

1. 사실 관계
 1990년도에 에릭 브루네티(Erik Brunetti,
이하 ‘브루네티’)는 스케이트보드 선수인 카우
퍼스(Natas Kaupas)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의류 사업을 시작하였다. 브루네티는
해당 의류업체의 이름을 ‘Friends U Can’t
Trust’의 약자로‘ FUCT’라고 지으며, 비속어인 ‘fucked’와 발음이 유사한 점이 유머러스하다고 생각하였다. 2010년, 브루네티는 이 베이(Bay)등의 온라인 마켓에서 자신의 ‘FUCT’
레이블을 사용한 위조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저지시키고자 상표 출원을
하였다.  미국특허상표청(United State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이하
USPTO)은 브루네티의 ‘FUCT’ 상표는 미국
연방상표법인 랜햄법(Lanham Act) 제2조(a)(15 U.S.C. §1052(a))에서 등록을 금지한 ‘저속한(scandalous)’ 단어에 해당되는 ‘Fucked’
와 발음이 유사하기 때문에 등록시킬 수 없다며
거절결정을 하였다. 이에 불복한 브루네티는
상표심판원(Trademark Trial and Appeal
Board)에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하였다.
 2. 사건의 경과
 상표심판원은 ‘FUCT’가 전체적으로 저속하기 때문에 등록이 불가하다는 심사관 의견에 동의하였다. 상표심판원은 해당 상표가 “매우 불쾌(highly offensive)하고 저속(vulgar)하며 부정적인 성적 의미(negative sexual
connotation)”를 갖는다고 하였다.  또한 브루
네티의 홈페이지와 제품들에 표기된 상표의 옆에는 “과격한 허무주의(extreme nihilism)”와
“반사회적(anti-social)” 행동의 이미지가 있었고, 이러한 맥락에서 해당 상표는 “여성 혐오(misogyny), 타락(depravity)과 폭력(violence)”을 전한다고 상표심판원은 해석하였다. 이에 상표심판원은 상표 등록을 거절한 USPTO의 결정을 인용하였고, 상표심판원의
결정에 불복한 브루네티는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도움을
받아, 연방상표법 제2조(a)에서 ‘부도덕하고 저속한’ 단어의 상표등록 금지는 수정헌법 제1조1)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였다.
 2017년 연방순회항소법원은 ‘Fuct’가 저속한 단어와 유사할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입는
의류 시장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속한(scandalous)’이라는 단어의 정의에 포함된다는 상표심판원의 결정에 동의하며, 상표심판원이 연방상표법 제2조(a)에 따라 해당 상표를 등록시키지 않은 것에는 어떠한 오류도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연방상표법 제2조(a)에서 ‘저속한’ 단어의 상표등록을 금지한 것은 브루네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위헌이라고 보았고, 이에 따라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브루네티의 상표를 등록할 수 없다는 상표심판원의 결정을 파기하였다. 
 USPTO는 ‘저속한’ 단어의 상표등록을 금지하는 연방상표법의 위헌 여부를 판단 받고자 연방
대법원에 상고 신청하였고, 연방대법원은 이를
허락하였다.
 3. 연방대법원의 판결
 연방대법원 대법관 9인의 의견은 6대 3으로
나뉘었다. Matal v. Tam 사건2)에서 ‘눈이 치켜올라갔다’, ‘눈이찢어졌다’는 의미의 ‘The
Slant’서비스표 출원에 대하여 다른 인종 사람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USPTO는 연방상표법 제2조(a)에
따라 등록을 거절하였으나, 연방대법원은 “사람에 대한 비방(disparage)”을 상표등록 시킬
수 없다는 기준은 위헌이라고 결정하였다.  연방대법원은 Matal v. Tam사건에서 상표 등록의 금지가 관점 기준(viewpoint-based)3)이면
위헌이게 되는데, 비방 금지는 관점 기준에 해당되므로 ‘The Slant’ 서비스표의 등록 금지는 위헌이라고 하였다.  표현의 자유 규정에서
상정하는 가장 핵심은 정부가 사상이나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표현을 차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관점 기준에 의해 비방상표 등록
금지는 사라졌으므로 만약 ‘부도덕적이고 저속한’ 상표의 등록 금지가 관점 기준에 해당된다면 이 역시도 수정헌법 제1조와 충돌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연방대법원은 연방상표법상의
‘부도덕적이고 저속한’에 해당되는 기준이 관점 기준인지 관점 중립(viewpoint ne utral)인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고 하였다.
 연방대법원은 사전적 의미로 ‘immoral’은
“청렴, 순수, 도덕(rectitude, purity, good
moral)과는 모순” 되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악한(wicked)” 또는 “잔인한(vicious)”이라고 해석된다고 하였다.4) 또한 ‘scandalous’의
사전적 의미는 “양심이나 도덕심에 불쾌감을 줌(gives offense to the conscience or moral
feelings)”,“비난을 함(call out condemnation)”,
“남사스러운(disreputable)”등으로 해석된다고
하였다.5)  연방대법원은 연방 상표법에서 등록을 허락하는 표장들은 품위나 예절에 대한 사회의 감정에 부합하는 메시지이지, 이에 반하는
메시지를 가진 표장은 아니라고 하였다. 연방대법원이 해석하기로는 서로 의미가 겹치는 단어들이 연방상표법 제2조(a)에 공존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도덕성 기준과 사회의 공감을 유발하는 측면을 지지하면” 등록에 우호적이고, “전통적인 도덕성 기준에 적대적이고 불쾌감과 비난을 하게 되면” 등록이 거절된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USPTO가 다수 국민들에게
불쾌함을 초래하는 표장을 등록 거절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이처럼 “불쾌감을 주는 사상(ideas that offend)”을 탐탁지 않아 전통적인 도덕 기준에 우호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차별적이므로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하였다.
 4. 시사점
  이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표현에 담긴 사상이나 개념에 근거하여 표현을 차별하는 조항은 관점 기준 차별이고,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로서 위헌이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일부 대법관들의 우려처럼 이 사건
판결 이후 USPTO는 연방상표법 제2조(a)에
의하여 등록이 거절되었던 상표들의 출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저속하고 불경 또는 음란한 단어와 이미지들을 등록받고자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등록을 거절시킬 즉각적인 힘을 쓸 수 없게 된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연방대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자 관점을 바탕으로 차별하는 법들을 폐지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 사건 이후로
의회에서 연방상표법 제2조에 대한 개정을
하지 않는다면 “기만적이고(deceptive), 타락한(tarnishing) 표장”, 사람이나 기관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disrepute) 경멸하는(contempt) 표현 등도 등록받을 수 없다는 연방상표법 제2조의 기준에 따라 등록 받지 못한 출원인들은 Tam사건과 이 사건을 선례로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해당 기준을 폐지시키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USPTO는 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저속한’ 표장에 대한 상표 등록 거절 조항에 관련된
상표 출원에 대한 심사를 중단해 온 상태였다.
 그러던 중, 2019년 7월 3일, USPTO는 이 사건
판결이 난 이후 약 한 달이 경과된 시점에 이에
대한 심사 가이드(Examination Guide)를 변경하여 발표하였다.
해당 심사 가이드에서는 표장이 부도덕하거나 저속한 표현으로 구성된 경우 더 이상 등록을 거절하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고, 부도덕하거나 저속한 표현의 상표 등록에 관한 상표심사절차지
침 제1203조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동조항에 따라 심사 거절을 받은
출원이나 심사가 중단된 출원은 중단 절차에서
벗어나 심사가 계속될 예정이고, 기존의 출원이 동 조항에 따라 거절결정을 받았다면 새로운
출원이 가능하게 되었다.  ----------------------------------------------------------------------------

각주
1) 수정헌법 제1조 Amendment I(Freedom of Religion, Speech, and the Press) Congress shall make no law respecting an establishment of religion or
prohibiting the free exercise thereof, or abridging the freedom of speech or of the press, or the right of the people peaceably to assemble and to petition the
government for a redress of grievances.
2) Matal v. Tam 582 U.S. (2017).
3) 미국연방대법원은 표현의 자유 침해가 문제되는 경우 제한이 표현의 내용 기준(content-based) 제한/관점 기준(viewpoint-based) 제한인지 또는 내용 중립
(contentneutral) 제한인지에 따라 심사 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관점 기준 제한 또는 관점 차별(viewpoint discrimination)은 내용 기준 제한의 일종으로 관점이나 이데올로기에 따른 제한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쟁에 관련된 모든 표현’을 제한하는 것은 내용 기준 제한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쟁에 반대하는 표현’을 제한한다면
이는 관점 차별에 해당한다. 따라서 관점 차별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야기하게 된다. 내용 기준 제한/관점 기준 제한인 경우에는 강한 위헌의 추정을 받기 때문에 엄격한 심사가 적용된다. 내용 중립 제한은 표현의 내용이 아닌 시간, 장소, 방식 등에 대한 제한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제한은 공적 토론에 나타나는 의견이나 관점이 배제될 실질적인위험이덜하기때문에 완화된 심사를 하게 된다. 임지봉, “미국헌법과상업적표현의자유”,「미국헌법연구」제17권제2호, 미국헌법학회, 2006, 221~223면.
4) Webster’s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1246 (2d ed. 1949), Shorter Oxford English Dictionary 961 (3d ed. 1947).
5) Webster’s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at 2229, Funk & Wagnalls New Standard Dictionary 2186 (1944).

대한변리사회의 다른기사 보기

전체보기

변리사회 소식

지식재산 뉴스

법률·판례

기고

사람들

고정연재

포토뉴스

PDF보기

마이페이지

고객센터